외식 먹거리 안전, 이정도 밖에 안됐다니…
외식 먹거리 안전, 이정도 밖에 안됐다니…
  • 조경순 서울식품안전뉴스 시민리포터
  • 승인 2012.06.0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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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테리아

▲ 조경순 서울식품안전뉴스 시민리포터

5월 햇살이 따스한 어느날 서울시청 직원, 특별사법경찰관, 소비자 단체 명예감시원 등과 함께 요식업소 원산지 표시와 위생지도 점검에 동행하게 됐다. 이는 최근 광우병으로 인한 시민의 우려와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소고기 원산지 거짓(혼돈) 표시 여부에 대한 무기한 특별점검으로 쇠고기원산지 거짓·미표시 등의 행위를 사전에 막기 위해 시행됐다고 한다.

서울시청 직원은 점검에 앞서 쇠고기의 원산지 거짓·미표시 여부, 축산물 원산지 증명서 보관 및 냉장고 보관육 원산지표시 여부, 쌀배추김치 등 원산지 미표시 및 거짓표시 여부, 메뉴판/게시판/기타 푯말의 글자크기 등 원산지 표시방법 적정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중점 점검한다고 교육했다.

무작위로 식당에 들어가 시청 직원이 먼저 신분증을 제시한 후 방문 목적을 설명하고 일행들을 소개하면서 영업 신고증, 보건증, 거래내역 명세서를 확인하였으며 메뉴판의 원산지표시와 냉장고, 냉동고에 있는 재료들을 꼼꼼히 살피면서 일일이 하나하나 대조하는 모습을 보았다.

요식업소 위생점검 결과 전체 20%에 해당하는 업소는 영업 신고증, 보건증, 거래내역서, 원산지 표시가 빈틈없이 잘 표시, 정리되어 있었지만 약 20%의 업소는 형편없었다. 보건증 유효기간은 한참 지났거나 아니면 영업 신고할 때 한 번 보건증을 낸 뒤 아예 재발급조차 받지 않은 업소가 너무 많아 일일이 확인서를 써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번 특별점검은 원산지 표시를 중점으로 점검했다.

하지만 점검하면서 내내 눈에 들어온 것이 위생 상태였다. 업소들의 위생 상태는 그야말로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식자재들은 주방 바닥에 비닐봉지 그대로 놓여 있었고 주방기구와 조리도구는 만지기조차 꺼려질 정도로 지저분했다. 도마는 먹물이 든 것처럼 시커먼 상태였으며, 행주는 걸레보다도 더 지저분했다.

도무지 이런 위행 상태의 업소에서 외식하고 탈이 나지 않았다는 게 되레 신기하게 여겨졌다. 조리사들의 위생개념은 더 가관이다. 위생모 착용은 불앞에서 일을 하니까 덥다는 이유로 아예 착용을 하지 않은 업소가 태반이고, 담배를 피우고 담배꽁초가 음식물 쓰레기 바구니에 던지는 남성 조리사, 손톱에 메니큐어가 칠해져 있는 여성 조리사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주방에 있는 사람들이 반지, 팔찌 등 악세사리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모습에 눈길이 갔을 때에는 나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지며 정말 위생교육을 받았는지 의심이 들었다. 한 켠 테이블에서 젊은 부부가 아이에게 음식을 먹이는 그 모습에 괜시리 화가나 나서서 나무라고 싶은 심정도 들었다.

외식업은 굉장한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외식업을 꿈꾸는 꿈나무들도 늘어 대학에 다양한 외식경제나 조리학과가 많아졌다고 한다. 이에 화려한 인테리어와 최고의 서비스, 다양한 이벤트로 손님을 끄는 외식업체가 참 많다.

하지만 보여지는 모습보다 위생과 맛, 확실한 원산지 표시로 인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업소들이 많이 늘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또 우리나라의 요식문화가 선진화 되고 국민들의 먹거리가 보장 되려면 형식에 그치지 않는 좀 더 철저하고 세세한 위생교육과 지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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