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의 현장 지킴이, 급식산업의 발전을 말하다 ②
12인의 현장 지킴이, 급식산업의 발전을 말하다 ②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2.06.08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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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급식, 편견ㆍ고정관념ㆍ열악한 처우 등 걸림돌 지적

친환경무상급식 전면실시 위해 학교급식법 개정해야
배옥병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상임대표

무상급식이 본격 시행된 지 2년이 다 되어 갑니다. 그러나 지역별로 지원규모의 차이가 커서 무상급식의 정책수혜를 받는 대상은 여전히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지역은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교육과정 전반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하는가 하면, 또 다른 지역은 초등학교 한두 개 학년에만 지원하는 것으로 그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자치단체 예산이 허락하지 못한다면 내년에는 시행할 수 없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또한 최근 인천의 몇몇 중·고등학교에서 식중독사고가나 약 200여명이 설사와 구토로 큰 고생을 했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위탁급식학교의 식중독 사고입니다. 위탁급식은 2006년 개정된 학교급식법에 의해 2010년 1월19일을 기점으로 모두 직영급식으로 전환 완료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사립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위탁을 유지하는 등 급식의 질 저하와 식중독 사고로부터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학교급식은 직영급식에 이어 친환경무상급식으로 발전해 나가는 매우 훌륭한 교육시스템 중 하나입니다. 급식의 질은 물론 보편적 교육복지의 일환으로 초·중 의무교육기관에서 유치원과 고등학교까지 친환경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등 전국의 지자체와 시민사회가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학교급식법의 전면개정과 급식지원센터의 조속한 설치를 통해 위와 같은 불합리한 사고의 위험에서 벗어나길 기대합니다.

식단구성에 좀 더 많은 비중을!
정지혜 (주)오뚜기 홍보영양사

홍보영양사 입장에서 봤을 때 단체급식은 급식인력 배치부분이 가장 시급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급식인력에 대한 지원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고 학교급식의 경우는 학생 수 별로 조리종사원 수가 정해지고 있습니다.

학생 수 대비 조리종사원의 비율은 굉장히 낮아 종사원 한명 당 가지는 부담감과 업무의 가중도는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는 안전사고와 직결될 수 있는 문제며 교육청과 지자체에서는 학교에 지원되는 조리종사원 인력의 보충을 시급한 사항으로 다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레시피 개발 부분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다양한 레시피의 필요가 절실해지나 많은 단체급식 영양사들은 과중한 업무 때문에 직접적인 레시피 개발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홍보영양사는 이러한 어려움을 감안해 제조사에서 개발한 레시피와 업무에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홍보영양사의 제공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학교급식의 경우 지역 교육청 차원에서 직접적인 보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산 없이 정규직 어렵다? 과연 언제까지?
최춘월 서울학교조리사회 회장

학교급식은 이미 많은 이들이 잘 알고 있는 사항이기 때문에 저는 학교급식 조리사의 입장에서 개선사항과 대책마련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학교급식은 비정규직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봅니다. 학교급식이 비용적인 측면만 고집해 현재의 비정규직 방식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학교급식의 안전과 급식의 질적인 향상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전원 정규직화가 어렵다면 현재 재직자 중 일정한 연수(대략 10년 이상 조리사)를 가진 자나 기능대회수상자, 또는 다기능자격증 소지자 등에게 가산점을 줘 그 점수 순위대로 일정한 인원을 선발하는 방법 등 현실적 대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현재 많은 조리사들이 무기계약직이란 명분으로 주 40시간 정규직과 함께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급식실은 단지 예산문제 때문에 처우개선을 위한 급여를 지급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학교급식에서 식재료 대금만큼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확보하지만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인건비는 예산에 확보하지 않았다는 건 누가 보더라도 납득이가지 않는 처사입니다.

또한 급식사고가 일어나면 교장과 영양교사, 조리사까지 책임을 져야합니다. 조리사는 비정규직이면서 정규직과 동일한 책임을 지면서 상황 여하에 따라 벌금과 자격증까지 정지되는 상황입니다. 이 정도로 책임이 크다면 그것에 상응하는 대우(정규직화)도 함께 뒤따라야 하지만 현실은 냉랭하기만 합니다.

영양교사와 조리사가 식단을 함께 만들면서 이러한 부분들을 서로 공감하고 학생들에게 최선의 식단을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조리사들의 책임감은 지금보다 훨씬 강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산업체 단체급식, 최신 유행의 선두주자
임혜진 CJ프레시웨이 메뉴팀 과장

단체급식은 1988년 올림픽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산업체 단체급식은 시대적 변화에 굉장히 빠르게 적응하면서 단순히 먹는 차원에만 머무르지 않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거 1식 4찬 식판형태의 고정배식이 주류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개별식기를 이용한 메뉴 선택과 다이어트와 성인병 예방을 위한 웰빙(well being) 식단, 자연 친화적인 인테리어, 조리과정을 직접 보여줘 보는 이들의 입맛을 더욱 끌어올리게 하는 등 소비자의 경향과 최신 유행을 신속하게 포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업체 급식은 다른 업체와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이기 식재료비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합니다. 즉 인테리어나 설비투자, 구현메뉴 등 최신 유행을 꾸준히 반영해야하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산업체 급식이 일반 외식보다 저렴하다는 인식이 있어 외식수준의 판매가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급식업체들의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보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외부적인 서비스보다 맛에 대한 만족도에 큰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음식의 간이나 메뉴 조화도, 다양한 메뉴, 음식온도, 특식 등 음식의 질적인 면을 더 많이 고려하기 때문에 산업체 급식도 이와 같은 면을 간과해선 안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산업체 단체급식은 과열된 수주경쟁보다 현실 제공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최선을 다해 고객만족을 이끌어 낸다면 매출창출에도 큰 기여가 돼 비용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복지관 영양사여, 자부심을 갖자!
김영유 마포노인종합복지관 영양사

노인급식은 노인인구의 증가로 이용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노인복지관들은 개관한지 10년이 넘어가고 있으며 그에 따라 시설환경도 낙후돼가고 있습니다. 각 복지관마다 시설 보수나 기기보강은 하고 있지만 위생관리 도구들의 비치는 미비한 실정입니다.

인력 문제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노인복지관 경로식당의 인력은 영양사 1명과 조리사 1명, 취사원 1명인데 현재 300~600명이 식당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각 복지관마다 부족한 인력을 자원봉사자나 자활근로자, 노인 일자리 등으로 채우고 있지만 이마저도 고정인력이 아니기 때문에 인력배치에 따라 메뉴변경까지 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복지관 영양사는 자원봉사자관리업무(봉사자연락, 배치, 교육 등)까지도 도맡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가 각 복지관 별로 수요조사 등을 실시해 전반적인 기능보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또한 영양사 각자가 자기계발에 꾸준한 노력을 해야겠지만 영양사협회 차원에서도 영양사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주길 기대합니다.

영양(교)사, 꾸준한 교육 필요
문성실 선진미트아카데미 원장

급식에서 고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40% 내외로 높은 비중만큼이나 고기로 인한 문제들이 번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양(교)사들이 급식을 위해 구매하는 고기가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는 능력을 갖기는 힘듭니다.

안전성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고기의 상태를 보고 문제가 없고, 품질이 우수한 고기를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먹을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급식 영양(교)사 분들을 교육하면서 의외로 고기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가진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특히 학교 영양(교)사들은 성장기에 도움이 되며 정신안정에 도움을 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고기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지식습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육류의 취급과 보관방법 외에도 부위별 특성과 활용방안에 대한 내용을 교육받는다면 현장실무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고기는 부위 별로 영양소의 성분과 맛에서 차이가 있죠.

특히 우리가 흔히 즐겨먹는 삼겹살 외에도 맛과 영양소 함량이 훌륭한 부위들이 많은데 이러한 차이점을 알고 특성에 맞게 조리하는 방법을 개발한다면 급식의 질이 더욱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단체급식문화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첫째, 질적인 성장이 필요합니다. 둘째, 건강한 식생활문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합리적인 급식 예산 마련이 선행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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