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이름까지 아름다운 전통주 되살린다"
농진청 "이름까지 아름다운 전통주 되살린다"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09.3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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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시인 김삿갓이 즐겨 마셨다는 송로주(松露酒)', 복숭아 꽃 가지를 항아리에 넣고 밀봉해 발효시킨 '도화주(桃花酒)', 술 빛깔이 푸르고 향기롭다는 '벽향주(碧香酒)'.

농촌진흥청은 산림경제(山林經濟),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규합총서(閨閤叢書) 등 고서속에 등장하는 우리 땅 생산 재료로 빚어진 전통주들을 차례로 복원한다고 29일 밝혔다.

우선 내년까지 '송로주'와 '녹파주(綠波酒), '도화주'와 '석탄주' 등 4종이 복원되고 2011년까지 '벽향주'와 '진상주(進上酒)' 등 4종 등 2015년까지 해마다 3-5종의 전통주가 복원된다. 이들 술 중에는 전통적인 제조법을 전수받은 장인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고서에 3-4줄의 간단한 제조법만 기록돼 있어 복원까지는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할 전망이다.

이번에 복원되는 술은 궁중이나 양반가에서 제조되는 가향주가 많지만 3일만에 술을 빚어 먹을 수 있다는 '삼일주(三日酒)'나 사시사철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사시주(四時酒)' 등 서민들이 즐겨 마셨던 술도 포함돼 있다. 농진청은 또 전통주 산업 발전의 토대가 되는 미생물산업 활성화를 위해 누룩곰팡이와 효모, 유산균 등 양조미생물을 발굴, 2012년까지 20여종의 신규 유용미생물을 산업활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진청 발효이용과 김태영 과장은 "이름만으로도 그 맛이 궁금해지는 우리 전통주들이 전국 곳곳에 숨어 있다"며 "일단 전통주를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복원해 제조법을 과학화한 다음 지금의 입맛에 맞게 개량하는 과정을 거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진청이 복원하겠다고 밝힌 전통주는 다음과 같다.

▲송로주 - 솔잎의 은은한 향취와 감칠맛이 있어 방랑시인 김삿갓도 즐겨 마셨던 술로 통밀로 만든 누룩을 사용하고 땅속에 묻혀 저온발효법으로 제조된다.

▲녹파주 - 고려에서 조선시대까지 귀족층이 즐긴 술로 색깔이 거울과 같이 맑고 아름답다.

▲도화주 -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고려시대 때 빚어졌던 술로 복숭아 꽃가지를 항아리에 넣고 밀봉해 발효시켰으며 조선 후기 봄철에 즐기는 대표적인 계절주다.

▲석탄주 - 향기와 달기가 특이해 입에 머금으면 삼키기 아깝다는 뜻의 석탐향(惜呑香)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술.

▲벽향주 - 조선시대에 양반사회에 알려진 대표적인 술로 멥쌀과 밀가루를 혼용해 만들었으며 술 빛깔이 푸르고 향기로운 특징을 지니고 있다.

▲진상주 - 1800년대 중엽 이후 등장한 술로 빛깔이 밝고 맑으며 시원한 맛을 내는 술로 알려졌다.

▲삼일주 - 서민층에서 즐겨 마셨던 속성주로 3일 만에 술을 빚어 이같은 이름이 붙었으며 알코올 도수가 낮고 목 넘김이 좋은 술이다.

▲자주(煮酒) - 고려시대에 유명한 약용주로 개성지방에서 주로 제조됐으며 여러 가지 약재와 꿀을 넣어 고아낸 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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