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어린이급식, 경쟁보다 협력으로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부산 어린이급식, 경쟁보다 협력으로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 장윤진 기자
  • 승인 2013.10.28 1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생 개념 없던 어린이집 급식실 개선 가장 뿌듯 … 부산시 적극 후원도 한 몫

부산 어린이급식을 이끌어가고 있는 5개 지역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한자리에 모이다.

사회적 관심이 학교급식에 집중되는 추세 속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어린이집 및 유치원 급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영유아기의 식생활 습관이 평생의 입맛과 건강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이하 어린이급식센터)의 역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난 17일 끈끈한 네트워크로 어린이급식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산지역 5개 어린이급식센터 관계자들을 만나 ‘어린이 급식’이라는 주제로 자유토론을 나눴다.
▲ 오른쪽부터 ▲부산시청 식의약품안전과 김명선 주무관 ▲부산진구 어린이급식센터 한진숙 센터장 ▲강서사상 어린이급식센터 최영은 팀장 ▲남동구 어린이급식센터 양지숙 팀장 ▲동부산 어린이급식센터 정일향 팀장 ▲사하구 어린이급식센터 장수현 팀장 ▲부산진구 어린이급식센터 김민정 팀장


본지 : 한자리에 모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적극적인 참여에 놀랐다. 센터도 선의의 경쟁이 불가피한 것 아닌가.

한진숙 센터장 : 짧은 시간에 5개의 센터가 개설된 것은 부산시가 유일하다. 때문에 부산시 어린이급식센터들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협력 하에 발전해가고 있다.

김명선 주무관 : 현재 각 어린이급식센터는 ▲위생관리 실태 파악 및 컨설팅 ▲위생·영양교육 ▲식단 작성 ▲표준 레시피 개발 ▲영양관리 지원 등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각 지역에 맞는 운영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5개 센터의 단합은 최고다. 개소 1년 만에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어 시에서도 관심과 기대가 높다.

본지 : 어린이급식에 대한 생각과 의견, 그리고 각 센터마다의 활동 및 노하우 등이 궁금하다.

김민정 팀장 : 부산 진구 어린이급식센터는 부산시에서 첫 번째로 개소했기 때문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서 센터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 때문에 무작정 몸으로 부딪쳐야했다. 특히 지역적으로 낙후된 곳과 취약한 시설이 많았는데 업체에 부탁해 식판을 지원받거나 보건소 방역 부서, 지자체 등과 연결해 서비스를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일향 팀장 : 동부산 어린이급식센터는 기장군과 해운대구 두 개의 복합도시 지역이다. 하지만 두 지역의 성향과 경제력이 완전히 달라서 각 시설에 맞춰 맞춤형 서비스를 진행했다. 특히 우리 센터는 전국 어린이급식센터 중에서 남자직원이 가장 많다. 그래서 찾아가기 어려운 지역의 시설은 남자직원들이 거의 전담해서 진행하고 있다.

양지숙 팀장 : 남동구 어린이급식센터는 지난 9월에 개소해 현재는 지역의 특색과 연구에 더 많이 집중하고 있다. 우리 지역의 인구 중 85%가 노인층이고 어린이는 5% 정도로, 조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가정이 많다. 이에 조부모 대상의 식생활 위생교육과 바다와 밀집해 있는 지역을 위해 방사능에 관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양지숙 팀장 : 사하구 어린이급식센터 역시 개소 1달 남짓 됐다. 현재는 부산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지역이라는 특성을 두고 활동 방안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또한 다대포와 감천지역을 관리하고 있는데 두 곳의 지역적 차이, 민간어린이집보다 가정어린이집이 많다는 것, 다문화 가정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테마별 다문화 식단을 연구, 제공하고 있으며 보건소에서도 식단을 볼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더불어 모바일 웹, QR코드로 언제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최영은 팀장 : 강서 사상구 어린이급식센터 역시 지난달 1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강서구와 사상구의 성향이 완전히 틀리고 공단이 많이 밀집해 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어린이집에서 근로복지공단의 식단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영유아에 맞는 식단 제공에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강서 사상구 역시 가정어린이집이 많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센터가 가정어린이집 까지 집중적으로 관리를 해줄 수 없어 안타깝다.

한진숙 센터장 : 센터의 활동이 오래되지 않아 아직까지는 식단제공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하지만 위생관리에 더 중점을 두고 활동해야 할 것이다.

김민정 팀장 : 동감한다. 처음 센터에서 방문한 한 어린이집의 조리원이 물 오징어를 시멘트 바닥에서 씻고 있는 모습을 봤다. 식재료 보관, 전처리, 조리 등 위생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다. 이에 계속해서 찾아가고 교육을 한 이후 그 어린이집은 조리실 설비를 완전히 다시 했다. 위생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한 사례로 기억한다.

김명선 주무관 : 각 지역마다의 특성을 고려해 움직이고 있는 어린이급식센터의 노력에 감사한다. 각 어린이급식센터의 노력으로 작게는 조리원의 위생복과 위생모 착용부터 크게는 조리실 설비까지 변화하고 있다.

김민정 팀장 : 어린이급식이 한계가 없는 발전을 계속하려면 교사의 수와 질도 향상 돼야 한다고 본다.

정일향 팀장 : 맞다. 하지만 100인 미만의 시설 5곳 당 1명의 영양사가 공동 관리를 맡고 있는 실정이다. 좋은 정책은 아니라고 본다. 적어도 2일 이상은 급식시간에 영양사가 있어야 한다.

김민정 팀장 : 어린이집평가인증제도 기준 지침에서도 추가돼야 할 사항이 많다. 평가인증은 어린이집의 수준을 점검하고 개선하도록 한 후 객관적 평가를 통해 일정수준 이상의 어린이집에 대해 국가가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인데 평가자에 따라 주관적으로 점수가 정해지는 것 같다.

장수현 팀장 : 맞다. 영유아를 위한 간식에 대한 지표에 따라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를 주 3회 이상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기관에 따라 분류도 다르다. 예를 들어 삶은 고구마나 감자가 어느 분류에 해당되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 전달하기도 어렵다.

양지숙 팀장 : 유치원 현장도 급식운영에 애로를 느껴서인지 어린이급식센터의 활동에 대한 소문을 듣고 먼저 가입 요청을 하는 경우도 늘었다.

최영은 팀장 : 모든 원장의 의식이 변화 되었으면 좋겠지만 아직도 위생개념이 없는 곳이 많다. 어느 곳은 ‘우리 원은 너무 잘하고 있으니 센터의 관리가 전혀 필요 없다’고 말하는 곳도 있다. 즉,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면 ‘센터에서 기자재를 사줄 것이 아니면 간섭하지 말라’는 식이다.

김민정 팀장 : 어쩔 수 없다. 그런 곳일수록 자주 찾아가 문제점을 지적하고 적발 시 벌금이 얼마인지를 설명해 줘야 한다. 웃으면서도 강하게 말해줘야 한다. 특히 집단급식소는 가정과 다르다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줘야 한다. 센터의 관리를 꾸준히 받던 어린이집들이 시설을 완전히 바꾼 사례도 많다.

최영은 팀장 : 급식이 잘나오는 곳은 입소문이 나기 마련이다. 때문에 원장과 급식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갖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중점으로 연구와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

정일향 팀장 : 동의한다. 영유아기는 생애주기로 보았을 때 신체의 성장과 뇌의 발달이 가장 활발한 시기다. 위생적이고 안전한 음식이 아이들에게 제공되고 다양한 교육을 통해 체계적인 지원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김명선 주무관 : 이처럼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각자의 역할을 잘해주고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또한 앞으로도 최상의 서비스로 어린이 급식위생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부산시에서도 급식의 질, 위생 향상을 위한 센터의 역할에 최대하의 지원을 하겠다. 언제든지 협조를 요청해 주기 바란다.

본지 : 2011년부터 설치가 시작된 어린이급식센터에 대해 본지는 ‘급식산업에 내린 단비’라고 생각해왔다. 이에 2012년부터는 전국 어린이급식센터를 탐방해 보도하기도 했다. 급식관계자로서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