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식품을 담은 급식, 학교폭력 근절한다
전통식품을 담은 급식, 학교폭력 근절한다
  • 공동취재팀
  • 승인 2013.12.0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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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식문화 계승학교... 총체적 급식 시스템

전통식품으로 운영하는 급식소 탐방 2

서양 속담에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라는 말이 있다.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생활양식과 정체성, 건강이 정해진다는 말이다. 시대에 따라 화두는 달라져 왔다. 지금 이 시대의 많은 화두 중 하나는 바로 '먹을거리'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전쟁, 종자전쟁 등도 포함되겠지만 '전통식품' '로컬푸드' 등과 같이 자연과 함께하며 수천 년 내려온 지난 음식들에게 대한 재조명이 핵심이다.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그리고 대한급식신문은 한식을 기본으로 둔 단체급식이 전통식품의 가치를 가장 깊이 있게 받아들이고 이끌어가는 산업분야가 되길 기대하며 우리나라 전통식품에 대해 듣고, 말하고, 알려내고자 한다.

가정에서의 식사시간이 줄어들고 서구식 식생활의 영향을 받으면서 많은 학생이 편의주의의 식생활을 선호하고 있다.

이처럼 변화된 학생들의 입맛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특히 어릴 때부터 햄과 소시지, 과자 등의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한 학생들이 폭력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전통식품을 중심으로 한 학교급식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전통 발효 방법을 통해 제조 한 우리 전통식품을 활용한 급식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서울 대현초등학교(이하 대현초등학교)의 급식 이야기를 들어봤다.

▲ 장국에 갖은 양념과 잘게 썬 소고기, 쌀을 넣고 전통음식인 '장국죽'을 만들고 있다.
전통식품 급식, 성과 ‘확실’

전통식품 급식, 성과 ‘확실’ 대현초등학교는 현재 면역력 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 인체에 해가 없는 전통식품을 전달하기 위해 ‘전통식문화 계승학교’를 추진하고 있다.

전통식문화 계승학교는 아이들이 김치, 된장, 고추장, 떡, 전통차 등을 직접 만들어보고 식사예절도 배우면서 우리 전통식문화의 맛과 멋을 알리는 프로그램으로 식재료에서부터 식습관, 식생활 문화까지 아우르는 총체적인 급식 시스템이다.

이에 대해 대현초등학교 국윤옥 교장은 “학생들이 서로 협조하며 전통식품을 직접 만들어 맛을 체험해보고 급식을 통해 폭넓게 섭취한 이후 많은 변화가 생겼다”면서 “특히 지난해 폭력대책위원회를 17회 진행했을 만큼 학교폭력은 중대한 문제였다. 하지만 전통식품을 접하면서 올해는 단 한 차례의 폭력대책위원회를 결성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학교급식의 기본, 전통식품
현재 대현초등학교의 급식은 전통식품을 기본으로 제공된다. 특히 간장, 고추장, 된장, 매실원액 등은 대부분 메뉴에 사용된다. 또한, 나물, 김치는 종류를 달리해 매일 제공된다. 이외에도 매생이 전, 비빔밥, 궁중떡볶이, 떡, 식혜, 오이소박이 등은 전교생이 잘 먹는 전통식품 메뉴다.

또한, 조리법은 튀김보다는 굽기, 찜을 선호하는데 최근에는 오븐을 사용해 굽기와 찜이 가능하므로 단체급식에서 전통식품 조리는 어렵지 않다고 한다.

김옥자 영양교사는 “한 번을, 하나를 먹더라도 제대로 먹자는 신념으로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신토불이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 우리 전통식품이야말로 한국인의 몸에 알맞은 음식이며 건강한 급식을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이다”고 강조했다.

▲ 기장밥, 청국장찌개, 연근조림, 해물매생이전, 배추김치, 요구르트 등으로 구성된 대현초 급식식단
급식 전, 체험으로 친밀감↑

그러나 이렇게 정성을 다해 급식을 제공해도 학생들이 편식한다면 무의미하다. 이를 위해 국 교장은 매주 월요일 아침 조회를 통해 전통식품의 우수성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고 담임교사들 역시 김 영양교사의 도움을 받아 급식으로 제공된 전통식품을 자세히 설명한다. 이런 식생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어느새 전통식품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갖게 됐다.

김 영양교사는 “무엇보다도 전통식품 체험을 통해 직접 만들어보고 맛을 보며 친근감을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전통식품을 체험을 통해 가까이 한 후부터 급식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높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교직원 모두 힘 더할 것
급식관계자의 협조 역시 굉장히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국 교장은 영양교사, 조리종사원과 급식에 대한 소통을 자주 한다. 특히 ‘전통식품이 학생들의 건강과 인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보를 교환한다.

특히 국 교장은 “급식관계자는 한 아이의 건강을 책임지는 중요한 교육자”이며 “학교급식은 인간의 삶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힘들더라도 전통식품으로 최상의 급식을 제공할 것”을 강조한다.

많이 먹어도 편한 전통식품
그렇다면 학교급식을 통해 전통식품을 섭취하고 있는 학생들은 어떻게 받아드릴까? 대현초등학교 2학년 3반 학생들을 만나봤다.

김시윤 어린이는 “예전에는 피자, 햄버거, 치킨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했는데 학교급식을 통해 호박 떡볶이 등 전통식품이 맛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예전에 좋아했던 음식과 달리 아무리 배불리 먹어도 배가 아프지 않고 맛있었다”고 말한다.

오주은 어린이는 “미역국, 김치 등 몇 가지 전통식품만 좋아했었다”면서 “하지만 학교급식에서 나물, 청국장 등 다양한 전통식품을 먹었다. 처음에는 냄새도 맛도 이상했는데 계속 먹다 보니 이제는 아주 맛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시윤이와 마찬가지로 햄버거나 피자는 먹을 때는 맛있지만 다 먹고 나면 배와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우리 전통식품은 먹고 나면 편안하다”고 덧붙였다. 

전통식품 학교급식, 이렇게 해보세요.

▲ 국윤옥 교장
국윤옥 교장

“학교급식에 갑자기 전통식품을 제공하기보다는 수업시간을 따로 두어 전통식품을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 좋다. 그러면 급식에 대한 친근함이 높아져 잔반이 줄어들 것이다.

또한 영양(교)사의 전통식품에 대한 이해와 실천이 중요한다. 조금 힘이 들더라도 우리 전통식품을 활용한 메뉴를 적극 제공한다면 저염을 바탕으로 한 건강한 급식 제공이 가능하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는 아동 비만, 아토피 등의 확률도 줄 것이다”

▲ 김옥자 영양교사
김옥자 영양교사

“혼자 힘으론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본교와 같이 학교장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 또한, 각 반 담임교사와의 끊임없는 소통은 전통식품을 활용한 급식제공에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학생 수가 2천 명이 넘거나 조리종사원이 부족한 학교에서 손이 많이 가는 전통메뉴로 모든 메뉴를 구성하기는 어렵다. 이런 부분도 학교와 깊게 상의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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