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식품 활성화, 이어가려는 마음이 공유돼야 가능하다
전통식품 활성화, 이어가려는 마음이 공유돼야 가능하다
  • 공동취재팀
  • 승인 2013.12.2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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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식품 정의 재논의 필요... 스토리 담은 홍보 효과적

전통식품 소비 활성화, 해답은 단체급식 6

서양 속담에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라는 말이 있다.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생활양식과 정체성, 건강이 정해진다는 말이다. 시대에 따라 화두는 달라져 왔다. 지금 이 시대의 많은 화두 중 하나는 바로 '먹을거리'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전쟁, 종자전쟁 등도 포함되겠지만 '전통식품' '로컬푸드' 등과 같이 자연과 함께하며 수천 년 내려온 지난 음식들에게 대한 재조명이 핵심이다.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그리고 대한급식신문은 한식을 기본으로 둔 단체급식이 전통식품의 가치를 가장 깊이 있게 받아들이고 이끌어가는 산업분야가 되길 기대하며 우리나라 전통식품에 대해 듣고, 말하고, 알려내고자 한다.

“한국 사람 다 됐네” 우리나라 사람도 잘 먹지 못하는 음식을 거부감 없이 잘 먹는 외국인을을 보고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이다.

즉, 같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국경을 초월한 공동체 의식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음식은 먹을거리라는 단순한 개념을 띄어 넘어 한 나라의 역사, 정체성, 생활풍토 등 수많은 가치를 담는다.

◆ 음식은 문화라는 인식 필요
‘음식은 곧 문화’라는 명제에 다른 의견은 없을 것이다. 이에 ‘수 천년 동안 선조로부터 받은 우리 전통음식(식품)은 곧 우리나라의 문화이고 그것이 곧 나’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전통음식을 내가 즐겨 먹고 계승·발전시켜 또 후손들에게 가치 있는 자산으로 물려줘야 하는 것’이라는 마음을 뿌리 깊게 가져야 한다. 물론 이런 마음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돼야 할 것이다.

◆ 내 것을 지키려는 마음 중요
이번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그리고 본지가 전통식품의 활성화를 위해 총6회에 걸친 특별기획을 마련한 최종의 목적도 여기에 있다.

전통식품 활성화를 위한 그 어떤 방법을 제시하기 보단 ‘나 스스로가 내 것을 가치 있게 생각하고 지켜나가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공공의 성격을 많이 띄고 있는 단체급식이라는 산업분야를 통해 전통식품의 가치를 확인해 보고자 했다.

◆ 전통식품에 빠진 학교급식
실제로 본지가 탐방한 학교급식은 오히려 가정보다 더 충실하게 전통식품을 활용해 급식을 운영하고 있었다. 1년 먹을 각종 장류를 직접 담그고 양념류도 만들어 화학조미료를 줄여나가고 있었다. 식단 또한 다양한 국과 죽, 김치, 나물 등으로 구성되고 있었고 간식은 식혜, 오미자차 등으로 제공되고 있었다.

물론 이런 전통식품을 활용한 학교급식이 가능한 이유는 학교장과 영양(교)사의 부단한 노력때문이었다. 많은 실행착오 끝에 ‘이제는 전통식품이 가장 쉽다’는 한 영양교사의 말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 전통식품을 만드는 사람들
그리고 대를 이어 전통식품을 만들어가고 있는 식품명인들을 통해 전통식품의 우수성과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본지 보도이후 급식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유영군(대한민국 식품명인 제21호)명인은 3대에 걸쳐 420년을 이어 조청을 생산해 그야말로 전통식품의 유구한 역사를 입증했다. 그리고 꼬박 17일을 걸려 생산되는 조청을 통해 전통식품을 만들기 위한 정성과 노력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 농림축산식품부 김진진 식품산업진흥과장
◆ 전통식품 정의, 재 논의 필요
그렇다면 전통식품의 정의는 무엇일까?

다소 당황스러운 질문일 수 있지만 이번 취재 중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기도 하다. 뚝배기 불고기, 부대찌개, 닭갈비, 감자탕 등과 같은 식단이 우리 전통식품이냐는 것이다.

식품산업진흥법 제2조에 따르면 ‘전통식품’이란 국산 농수산물을 주원료 또는 주재료로 하여 예로부터 전승되어 오는 원리에 따라 제조·가공·조리되어 우리 고유의 맛·향 및 색을 내는 식품을 말한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진흥과 김진진 과장은 “오직 전승되어 오는 원리에 따라 만들어진 전통식품과 시대를 걸쳐 변형된 우리음식 사이에서 전통식품에 대한 정의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 정부의 고민, 전통식품인증 
사실 이런 논의는 한식 세계화가 심도 있게 추진되고 있는 현재에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전통식품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전 세계에 나가고 있고 이는 곧 전통식품 활성화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통식품의 활성화를 고민하는 정부기관의 가장 큰 애로점은 무엇일까?

김 과장은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간편한 퓨전식품들이 범람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식재료와 많은 정성이 들어가는 전통식품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지 않고 있다”며 “또한 전통식품산업은 국산 원료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 문제와 높은 가격으로 인한 판매가격 상승으로 소비감소와 기업체의 경쟁력을 약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전통식품 분야 전문 인력이 부족 및 업체들의 생산 환경에 따라 전통식품 표준규격을 개정?완화하자는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는 전통식품 활성화를 위해 단기적으로 ‘스토리텔링을 통한 전통식품 홍보’를 계획 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급식을 통한 전통식품 홍보, 학교를 통한 교육, 젊은 층과 해외를 겨냥한 제품 개발 등을 통한 소비확대 등을 통해 농업의 6차 산업화와 결합한 전통식품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 전략을 가지고 있다.

◆ 전문가 5인이 말하는 전통식품
이번 특별기획에 총 5명의 전문가가 전통식품 활성화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한국장류기술연구회 신동화 회장은 전통식품을 ‘인간답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규정하고 “체계적인 전통식품의 분류 및 기술 개발과 제품에 따른 제조 공정을 과학적인 바탕에서 발전시켜 많은 기능성을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한귀정 과장은 ‘스토리가 있는 전통식품’을 강조하고 “어릴 적 식습관이 곧 성인으로 이어지므로 영유아 및 학교급식을 통한 전통식품 소비가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폴리텍대학 전통식품조리학과 오봉희 교수는 ‘전통식품을 활용한 다양한 볶음요리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바쁜 현대인을 위해 편리하게 섭취할 수 있는 조리법이 보급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식품연구원 권대영 선임본부장은 전통식품에 대한 지나친 현대화를 경고하기도 했다. 청국장이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냄새나지 않는 청국장을 출시됐지만 이는 콩을 삶은 것일 뿐 발효시켜 만든 청국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거시적인 관점에서 전통식품 활성화를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이젠, 전통식품의 시대
최근 나라마다 식품을 하나의 문화자산으로 인식하고 음식문화로 발전시켜 나가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동시에 패스트푸드보다는 슬로우푸드에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돼 더 많은 기능이 있어도 오히려 현대인의 삶은 더 구속되고 힘들어져 과거의 상품을 찾게 되는 현상과 다르지 않다.

이제 정체성 있는 우리문화를 바탕으로 과학적으로 입증된 영양학적 측면과 오랜 기다림 끝에 만들어지는 우리 전통식품이 전 세계에서 꽃 피울 때가 왔다.


다만 전통식품의 활성화는 소비자의 애착에 달려있을 것이다. 또한 전 세계의 모든 나라가 제대로 된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님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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