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급식현장을 가다
12월 급식현장을 가다
  • 류근창 기자
  • 승인 2013.12.20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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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물어가는 계사년의 끝자락, 분야별 단체급식 현장이 궁금했다.

그 중 한 해 동안 열심히 뛰어온 직장인들에게 건강한 식사를 제공해온 산업체급식, 추워지면 더욱 그 중요성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노인급식, 미래를 꿈꾸며 불철주야 학습에 매진해온 청년들을 위한 도서관급식, 진정으로 제대로 된 급식이 필요한 병원급식 총 4곳을 탐방했다.

2014년에도 올해와 같이 단체급식의 더 많은 변화와 발전을 기대한다.

▲ 맘초이 식단
☞ 맘초이 강남점
급식 고급화 전략이 고객만족 지름길

직장인들은 어떻게 점심을 해결하고 있을까? 본 기자가 2013년을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찾아간 단체급식소, 그 첫 번째는 산업체급식이었다.

▲ 영양사 김장미 점장
많은 직장인들로 항상 붐비는 강남역 근처 아워홈빌딩에 위치한 맘초이(momchoi) 강남점(점장 김장미)에 다녀왔다. 'mom's excellent choice'라는 뜻을 지닌 이곳은 그 의미에 걸맞게 바쁜 생활 속에 식사를 거르지 않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식사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한다.

글로비스, 코리아나화장품 등 많은 기업이 빌딩에 상주해 있고 근처 직장인들에게 맛집으로 소문나 점심 식수인원만 평균 380여 명에 이른다.

저녁에는 샐러드 호프bar로 그 모습을 바꿔 하루를 마무리하는 직장인들의 모임 장소로 인기가 좋다고 한다. 소형 스크린을 설치해 공연, 스포츠 등을 중계함으로써 문화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또한 눈길을 끈다.

맘초이 관계자는 "주로 저염의 웰빙식을 표방하고 샐러드 메뉴를 중점 개발했더니 반응이 괜찮다"며 "싸고 양 많은 점심이 아니라 질과 맛을 모두 잡은 건강식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특히 개인 입맛에 맞게 간단한 양념을 비치하고 홀로 점심을 해결하러 온 직장인을 위해 1인석을 마련해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오픈형 주방은 조리에서부터 그릇에 담기까지의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고객의 신뢰를 받고 있다.

아워홈 진창현 대리는 "원전사고 이후 식재료 값의 불안정으로 관리에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통해 해결했다"며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분위기, 인테리어 등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반 급식소에 비해 세련되고 깔끔한 디자인은 고객의 발길을 맘초이로 이끌고 있었다. 또한, 바쁜 업무에 건강을 해치기 쉬운 직장인들을 위해 건강식을 유도하며 신체 밸런스에 맞는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길지 않은 직장인의 점심시간을 고려해 메뉴 선택에서부터 계산까지 전산화 시스템을 도입, 회전율을 높이고 있었다.

고객 만족도가 높을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진창현 대리는 "소비 트렌드에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객 선호에 따라 우리 급식소도 변화하며 발전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급식업계도 많이 발전하고 진화했다"며 예전과 달라진 단체급식의 현실을 설명한 진 대리는 "싸기만 한 급식을 제공할 것이 아니라 질과 맛을 생각하고 좋은 식재료를 사용해 고객 만족을 이끄는 고급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전략을 통해 고객을 만족하게 한다면 급식소의 이미지 개선으로 서로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 강동노인종합복지관 식단
☞ 강동노인종합복지관
봉사하는 마음, 노인 건강 지킨다

사회복지법인 이랜드복지재단(이사장 이경준)이 서울시로부터 위탁 운영하고 있는 강동노인종합복지관(관장 장천식)은 혁신적 사고와 투명하고 바른 경영을 모토로 전문화된 노인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왼쪽부터 취사원 이종희, 영양사 김현정 팀장, 조리사 이지훈
이곳을 찾는 여러 노인들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경로식당팀의 김현정 팀장을 만나봤다.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쓰기 위해 일한다'는 이랜드 재단의 이념에 걸맞게 항상 봉사하는 마음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김 팀장은 "고객층이 어르신들이다 보니 설렁탕, 감자탕, 삼계탕 등의 탕류와 향토음식을 선호한다"며 "될 수 있으면 질긴 식재료는 사용하지 않고 고단백 저지방 식품이나 칼슘, 철분이 풍부한 식재료를 선정하며 우유 등 유제품을 주 2회 이상 후식으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랜드 재단이 운영을 맡은 이후 환경 개선과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리뉴얼 공사를 진행해 개선된 식당 환경에 노인들이 만족해하고 있었다. 이런 영향으로 올해는 전년보다 200% 식수인원이 증가해 현재 530여 명에 달하지만 고객만족도는 오히려 상승했다.

특히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여러 프로그램의 끝나는 시간을 조절해 식당이 붐비지 않도록 조절하고 있다"며 "이 외에도 반찬 배달사업을 통해 독거노인들의 결식을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의 말에 따르면 이곳을 방문하는 노인들의 70~80%가 아침 식사를 챙기지 못한다. 그래서 점심 급식을 통해 하나라도 더 건강한 음식을 드리고자 노력한다고 한다.

힘든 점은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복지관의 특성상 인력이 부족하다"며 "지금도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있지만 더 많은 봉사자들이 와서 뜻깊은 일에 동참하면 좋을 것"이라고 뜻있는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매주 수요일에는 이벤트식이 나오는데 테마를 선정해 중식데이, 일식데이, 양식데이 등 특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서빙제'를 실시해 편의를 돕고 있다. 노인들이 들어오면 자원봉사자가 급식을 받아주고 퇴식까지 돕는다. 또한,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당일 만족도 체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김 팀장은 "노인급식은 단순히 음식을 제공하는 것만이 아니라 간호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과 함께 노인성 질환을 예방하고 식생활 개선을 통한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도모하는 역할을 한다"며 "단체급식업계의 한 일원으로서 사명과 긍지를 가지고 피급식자들의 먹는 즐거움과 건강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이어 "쉴 새 없이 달려온 2013년 한 해가 저물어 가는데 내년에는 식단 질 향상, 다양한 메뉴 개발 등을 통해 서비스로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급식소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특히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영양교육과 조리교실 운영으로 결식을 방지하고 영양 결핍 및 노인성 질환 예방에 힘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고덕평생학습관 식단
☞ 고덕평생학습관
도서관 이용객 건강, 우리가 책임진다
2013년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이루기 위해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서울 고덕평생학습관(관장 배만곤)에 찾아가봤다.

비교적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입구 로비부터 책이나 신문을 읽는 사람들의 열기로 후끈했다. 16만여 권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도서를 자랑하는 이곳은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 가능한 공공기관이다. 누구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누구는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 도서관을 이용한다.

열심히 공부한 당신, 이제 배를 채울 시간이다. 지하 1층에 위치한 구내식당은 (주)트윈베이(대표 박철현)가 운영하고 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는 이곳에 들러 출출한 배를 채우는 도서관 이용객이 하루 200~250명가량 된다고 한다.

▲ 김주형 팀장
지난 2012년 도서관 리모델링 이후 이곳 급식소를 책임지고 있는 트윈베이는 김주형 팀장 아래 조리실장 1명, 영양사 1명, 조리원 3명이 한 팀을 이뤄 이용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었다.

과거 종로도서관의 구내식당을 책임졌던 노하우를 살려 이곳 고덕평생학습관에서도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다른 도서관이나 공공기관으로의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김 팀장은 말했다. 백반, 돈가스, 비빔밥, 김치볶음밥 등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들로 메뉴를 구성하고 다른 급식소에 비해 다소 저렴한 3000~4000원 정도로 가격을 책정해 고객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했다.

싸고 질 낮은 식재료를 사용해 단가를 맞추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 기자의 질문에 김 팀장은 "국내산 쌀, 채소 사용을 고집하고 일체의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작년보다 이용객이 줄어 수익을 내는 데 어려움은 있지만 질 좋은 식재료 사용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도서관 이용객들의 건강을 생각해 다소 싱겁게 음식 간을 맞추고 있는데 이에 대한 불만이 간혹 있다"며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나트륨 과잉섭취를 줄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니 고객들의 많은 양해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언제 어디서나 변함없이 고객 편의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며 "신선한 재료로 건강한 제철 음식을 제공해 급식소 이용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결한 위생 상태를 유지하고 균형 잡힌 영양을 고려해 도서관 이용객들의 건강을 책임지겠다"고 말하는 김 팀장의 얼굴에서 급식소 담당자로서의 굳은 의지와 책임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세브란스병원 식단
☞ 신촌 세브란스병원
병원급식, '건강과 맛' 두 마리 토끼 잡아야

신촌 세브란스병원(원장 정남식) 영양팀은 환자에게 주치의의 식사 처방에 의해 적절한 식사를 계획하고 조리해 제공해 주는 급식서비스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환자 영양상태 평가, 영양 치료계획과 수행, 영양교육 및 영양지원 등 환자의 영양 상태를 개선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역할도 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본관의 급식 전반을 관리하고 있는 급식관리 사무실을 방문했다. 현재 CJ프레시웨이에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급식관리팀은 영양사 6명과 조리사 6명이 한 팀을 이뤄 700여 명에 이르는 환자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워낙 큰 규모의 대형병원이다 보니 CJ프레시웨이 외에도 삼성에버랜드, 병원 영양팀이 함께 힘을 모아 급식 지원을 하고 있었다.

▲ 영양사 홍경옥 과장
서로 다른 조직에 속한 구성원들이 하나의 목표를 수행하고 있어 영양팀 운영에 불협화음이 있지 않을까 우려를 나타낸 기자의 물음에 CJ프레시웨이 홍경옥 과장은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며 일하고 있어 호흡이 잘 맞는다"고 웃음을 보였다.

특히 "직함을 부르지 않고 OO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서로에게 존중받는 느낌을 줘 원활한 소통과 단합을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과장은 "우리 병원은 2007년부터 매년 HACCP 인증을 획득해 환자의 건강을 지켜왔다"며 "환자들의 건강 회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하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만의 특별한 식단에 대해 묻자 "24절기가 돌아올 때마다 특식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번 동지에는 팥죽을 준비할 것"이라며 "오는 크리스마스에는 아동 환자를 위한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환자들에게 식단 선택의 기회를 제공해 다소 제한될 수 있는 환자식의 선택폭을 넓히고 치료식을 제공받는 환자에게 맞추기 위해 매번 식재료, 조리법 등을 달리한다"고 말하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제시했다.

일반 환자들이 흔히 말하는 병원급식의 이미지는 '건강하지만 맛이 없다'라며 영양과 건강은 물론 맛까지 고려한 '맛있는 병원밥'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홍 과장은 말했다.

세계 보건기구 WHO가 인정한 JCI 국제인증을 받아 세계적 수준의 의료기술을 자랑하는 세브란스병원은 국제의료인증기관으로서 근래 외국인 환자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 온 환자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영양팀은 몇 년 전부터 노력해왔다고 한다.

홍경옥 과장은 "그 연구 결과물이 최근 책자로 나왔다"며 "외국인식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환자들에게 대처하기 위한 능력을 키우는 한편 영양, 맛, 다양한 식단 등 여러모로 고객에게 만족을 주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하는 급식관리팀의 말에서 병원급식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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