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사협회 법정교육을 바라보는 정부의 ‘두 얼굴’
영양사협회 법정교육을 바라보는 정부의 ‘두 얼굴’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8.08.15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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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위생교육 결산 시 교육비 산출내역 기재해 제출 요구
복지부, 보수교육 총 수입·지출 뭉뚱그린 달랑 ‘한 장’만 확인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사)대한영양사협회(회장 조영연, 이하 영협)에 관대한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 이하 복지부)의 공무 처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영협의 설립 승인부터 문제 발생 시 감사도 해야 하는 관리·감독기관임에도 일탈을 넘어선 영협의 행위에 복지부가 아예 손 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영협이 정부로부터 위탁받는 법정교육은 두 가지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류영진, 이하 식약처)로부터는 영양사 식품위생교육(이하 위생교육)을, 복지부로부터는 영양사 보수교육(이하 보수교육)을 수행한다. 하지만 영협이 두 정부부처를 대하는 태도는 사뭇 다르다.

영양사 대상 법정교육 중 위생교육은 식품위생법, 보수교육은 국민영양관리법에 따라 각각 시행된다. 해당 법령에는 법정교육 시 사전 계획서와 사후 실적보고서를 제출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구체적인 양식도 정해져 있다.

(좌)식품위생법에 따라 식약처에 제출해야 하는 위생교육 결과 보고서. (우)국민영양관리법에 따라 복지부에 제출해야 하는 보수교육 실적보고서.
(좌)식품위생법에 따라 식약처에 제출해야 하는 위생교육 결과 보고서. (우)국민영양관리법에 따라 복지부에 제출해야 하는 보수교육 실적보고서.

이 같이 영협이 제출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법정교육 실적보고서의 가장 큰 차이는 교육비 결산내역 유무로 식약처는 수입과 지출 등 수지결산에 대한 세부내역을 받는 반면, 복지부는 보수교육 대상자와 이수자 등만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영협은 2년마다 시행하는 위생교육은 물론 특별위생교육에서도 교육비 지출내역과 각 지역 영양사회별로 사용된 내역까지 기재한 결산내역을 제출하지만, 복지부에는 고작 교육비 총수입과 지출 등만 단순히 기재해 제출한다.

영협이 식약처에 제출한 2016년도 영양사 위생교육비 결산내역.
영협이 식약처에 제출한 2016년도 영양사 위생교육비 결산내역.

영협의 교육비 결산내역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필요한 필수 경비만 책정해 교육 대상자들에게 받도록 하고 있음에도 영협이 교육비를 부풀려 운영비로 유용하는 등 그 동안 수익을 올려왔다는 의혹이 일부 사실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년 열리고 있는 영협의 자체 행사인 학술대회 참여 시 보수교육을 4시간 받은 것으로 인정하는 등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보수교육의 일환으로 운영하면서 식품·기자재 관련 업체로부터 막대한 협찬수익 등을 올리고 있다는 것. 여기에 그나마 결산내역을 구체적으로 보고한 위생교육의 지출내역은 교육 대상자에게 지급하지도 않은 간식비를 무려 8000여만 원이 넘게 책정하는 등 의혹투성이라 일선 영양(교)사들은 보다 정밀한 감사를 요구하고 있는 형국이다.

영협이 지난달 복지부에 제출한 2017년도 영양사 보수교육비 결산내역. 두 가지 교육비 결산내역이 큰 차이가 있어 영협이 복지부를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협이 지난달 복지부에 제출한 2017년도 영양사 보수교육비 결산내역. 두 가지 교육비 결산내역이 큰 차이가 있어 영협이 복지부를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협의 이러한 문제에 대해 현장의 지적이 가중되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복지부 시선 또한 점입가경이다. 식품위생법과 달리 국민영양관리법에는 구체적인 결산내역을 제출하도록 명시한 부분이 없어 그동안 영협이 제출하지 않았다고 해도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보수교육을 복지부가 확인은 고사하고 뒷짐만 지고 있다는 것.

서울지역의 한 영양교사는 “복지부가 법정교육에 대해 관행적으로 승인하지 않고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다면 영협이 이토록 방만하게 교육을 운영할 수 있었겠나”라며 “식품위생법과 다르게 상대적으로 허술한 국민영양관리법의 내용은 얼마든지 보완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관리·감독기관으로 충분히 실체를 확인할 수 있음에도 복지부는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경기지역의 B학교 영양사는 “영협은 복지부 산하의 사단법인임에도 식약처보다 복지부를 더 가볍게 보는 것 같다”며 “그게 아니면 복지부가 일부러 봐주는 건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 같은 지적은 국회에서도 흘러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었던 A의원실 보좌관은 “영협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언론에 보도되면서 관심을 갖고 자료요청을 했음에도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며 “복지부에 지시했음에도 ‘영협에서 직접 받아야 한다’는 답변은 관할 정부기관으로 정상적인 답변은 아니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한편 복지부가 본지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최초 ‘해당 정보 부존재’로 공식 밝힌 후 취재가 시작되자 “찾아보니 영협이 보내온 1장짜리 결산내역이 있었다. 실수였다”고 번복한 것에 대해서도 의문이 이어진다. 이뿐만이 아니다. 영협은 국민영양관리법에 따라 보수교육 종료 후 복지부에 실적보고를 해야 하지만, 지난 2011년부터 보수교육이 재개됐음에도 이번에 제출한 ’15년과 ’17년 보수교육 실적을 통합한 달랑 1장짜리 문서가 전부다. 복지부가 영협에 대해 뒷짐 지고 눈감은 게 아니냐는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대목이다.

복지부의 정보공개청구 자료 제공 번복에 대해 이를 담당하는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처리였다고 본다”며 “행정안전부에서 직접 조사할 수는 없지만 해당 부처 감사관실에서 ‘고의’인지 ‘실수’였는지 규명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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