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진실’ 덮고 ‘협박’ 나선 경기진흥원 ‘방식’
[기자수첩] ‘진실’ 덮고 ‘협박’ 나선 경기진흥원 ‘방식’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5.2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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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연 기자
김기연 기자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지난 18일 기자 휴대전화로 낯선 전화가 걸려왔다. 본인을 ‘미디어오늘’ 기자라고 소개한 그는 본지가 보도한 (재)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원장 강위원, 이하 경기진흥원)의 부실과 유착 의혹 보도에 대해 물었다.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문 요지는 “대한급식신문이 경기진흥원으로부터 광고를 받기 위해 그렇게 기사를 쓰는 것인가”였다. 그 근거로 “경기진흥원에서 제보가 왔고, 경기진흥원 담당부장은 ‘광고를 주기로 했는데 주지 않았더니 갑자기 왜곡보도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며 이에 대한 본지의 입장을 물어왔다.

경기진흥원의 제보는 거짓이었다. 본지는 경기진흥원에 광고 게재를 요청한 사실 자체가 없었으며, 오히려 지난해 11월 경기진흥원 측이 먼저 자발적으로 광고 게재에 대해 한 차례 문의한 바 있었다. 특히 이 과정을 담당한 부서는 본지 사업국으로, 기자는 사업국에서 통보해주기 전까지 ‘경기진흥원에서 먼저 광고를 문의한 사실’ 조차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를 경기진흥원 담당부장이 모를 리 없다. 담당부장이 당시 근무하지 않아 몰랐다고 주장하기에는 사안이 너무 엄중하다. 공공기관이 내부에서 있었던 일을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허위제보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왜 허위제보를 했느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담당부장은 “잘 모른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미디어오늘은 쉽게 말해 언론을 비평하는 언론매체라고 이해하면 된다. 즉 경기진흥원은 이 같은 언론매체를 통해 기자에게 ‘위협’을 가하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미디어오늘은 경기진흥원의 제보에 대해 취재한 결과, 보도 여부조차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미디어오늘 기자는 본지 설명과 전·후 과정을 파악한 후 “‘광고 안 실어줘 기사를 쓴다’는 경기진흥원의 제보가 사실이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기자에게 전해왔다.

경기진흥원의 이번 행위는 ‘진실’은 감추고 ‘협박’을 하는 것, 그 이상이다. 또한 경기진흥원 담당부장이 미디어오늘에 제보하며 취한 행위는 사실이 아닌 것을 기사화하는, 즉 그들이 늘 주장하는 ‘왜곡보도’의 전형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행위가 이번뿐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기진흥원은 그들의 행정절차나 결과·과정에 의혹을 제기하면 ‘허위사실 유포’나 ‘명예훼손’을 먼저 운운한다.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한 해명은 뒷전이다.

실제 경기진흥원의 전처리업체 선정과정에 부당하게 탈락했다고 주장한 업체들은 검찰 고소와 함께 증거로 녹취록을 제출했다. 이 녹취록에는 문제가 될만한 강위원 원장의 발언이 구체적으로 드러났음에도 이에 대한 해명보다는 고소한 전처리업체 대표를 맞고소로 대응했다. 이에 앞서 경기진흥원은 전처리업체 대표들이 지난 2월 처음 문제를 제기할 당시에도 ‘법적 대응’을 언급하며 ‘위협’을 가한 바 있다.

경기진흥원에 대한 의혹을 취재하며 내린 결론은 숱한 의혹과 문제 제기에 어떤 해명도, 진실한 입장 표명도 없이 침묵으로만 일관하며, 이를 보도하는 본지에 경기진흥원이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로 밖에는 달리 볼 것이 없다.

‘진실’은 덮고 ‘협박’으로 입을 막는 것이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의 ‘방식’이라면 그런 방식은 최소한 ‘정론직필’이라는 언론 본연에 충실하고자 하는 기자에게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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