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의혹 입증할 ‘녹취록’ 나왔다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의혹 입증할 ‘녹취록’ 나왔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5.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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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탈락 주장 업체, “강 원장, ‘무자격업체 3개다’ 실토”
녹취록과 함께 고소장 제출에도 경기진흥원은 ‘묵묵부답’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재)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원장 강위원, 이하 경기진흥원)의 친환경농산물 전처리업체 선정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들이 경찰 수사로 이어지면서 이와 관련된 자료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부당하게 탈락했다고 주장하는 업체들은 강위원 원장이 전처리업체 선정이 잘못됐음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며 이를 뒷받침할 녹취록을 제출하는 등 파문이 점점 커지고 있다.<본지 285호·286호(2020년 4월 13일자·4월 27일자) 참조>

A법인 대표를 비롯해 공동으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3개 업체 대표는 지난달 27일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중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공동으로 고소장을 제출하고, 대표로 A농업회사법인 대표가 지난달 21일 경기도 광주경찰서에서 고소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업체 대표는 “업체 선정결과가 나오기 전 특정 업체 2곳은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강 원장과 면담에서 제기했다”며 “당시 강 원장은 해당 업체에 대한 선정은 취소하고, 차순위 업체를 선정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강 원장은 하루 만에 말을 바꿔 ‘업체들의 이의제기 때문에 번복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공모자격조차 없는데 공모에 선정된 업체”

탈락업체들이 강하게 주장하는 지점은 공모에 선정된 업체 중 일부 업체가 공모자격을 갖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기진흥원은 지난 1월 9일 자 모집공고문의 공모자격에 “친환경 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 제20조에 의해 친환경농산물 취급자 인증을 득한 업체”라고 명시했다.

친환경농산물 취급자 인증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관리하는 인증제도로, 생산방법과 사용 자재에 따라 인증 종류가 구분된다. 그리고 농산물은 유기농산물·무농약농산물, 축산물은 유기축산물·무항생제 축산물로 나뉜다. 경기진흥원은 학교에 무농약농산물과 유기농산물 모두를 공급하기 때문에 전처리업체 역시 당연히 두 종류 인증을 다 받아야 한다.

A업체 대표는 “선정된 업체 중 한 곳은 공고일인 1월 9일 전까지 유기농 인증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업체가 유기농 인증을 받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기존 선정을 취소하고, 재선정 공고를 통해 선정작업을 마무리했다”고 주장했다.

A업체 대표는 또 다른 문제로 품목 인증을 거론했다. “문제가 된 A부문은 고구마와 감자, 당근인데 고구마·감자(서류)와 당근(근채류)은 품목이 달라 인증도 다르다”며 “하지만 무자격업체 한 곳은 고구마·감자 인증만 받고, 당근 인증은 없었는데 서류심사를 통과했다”고 지적했다.

“평가위원 선정하지 않고 선정결과 쥐락펴락”

탈락업체들이 지적하는 두 번째 문제는 ‘업체선정을 위한 평가위원단’ 추첨과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평가위원은 모두 7명으로 구성되는데 사전에 경기진흥원이 3배수인 21명의 평가위원을 선정한 뒤 무작위 추첨으로 7명을 선정한다. 그리고 업체들은 추첨 직전 21명의 명단을 확인하고, 추첨 및 선정과정을 지켜본 뒤 서명·날인해왔다.

기존에는 이처럼 최종 선정 위원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선정과정이 투명했음을 업체들에게 확인시켜 왔다.

당시 모집공고 일정에 따르면, 공고는 1월 9일이며, 신청접수 마감은 1월 31일 16시로 되어 있다. 그리고 마감 당일 16시 30분에는 공모에 신청한 업체들이 참여하는 평가위원 추첨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1월 31일 진행된 추첨에서는 21명의 명단이 공개되지 않아 업체들이 이의를 제기했음에도 경기진흥원 측은 이를 묵살한 것으로 전해진다.

탈락한 B업체 대표는 “선정된 평가위원이 누구였는지는 관심도 없지만, 21명의 명단조차 공개하지 않아 경기진흥원 스스로 조작이 없었음을 입증할 기회조차 없애 버렸다”며 “지금 논란이 되는 무자격업체 선정과정의 진실을 규명하려면 선정된 평가위원의 공정성과 증언이 필수인데 경기진흥원은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방법으로 논란과 의혹을 증폭시켰다”고 꼬집었다.

경기진흥원 강위원 원장(오른쪽)이 학교로 납품될 식재료를 검수하고 있는 모습.
경기진흥원 강위원 원장(오른쪽)이 학교로 납품될 식재료를 검수하고 있는 모습.

“강위원 원장 스스로 ‘무자격업체 3개다’ 밝혀”

탈락업체들이 가장 크게 문제 삼는 부분은 강 원장이 처음부터 무자격업체 선정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여기에 문제를 제기한 탈락업체 대표까지 강 원장이 회유하려 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고소장에 따르면, 강 원장은 탈락업체 대표들과의 만남에서 스스로 무자격업체가 2개가 아닌 3개라고 밝혔다.

A업체 대표는 “강 원장이 직접 부적격업체를 탈락시키고 재공모를 하도록 결재했다고 말했고, 이 발언을 녹취록으로 갖고 있어 고소장에도 첨부했다”며 “그런데 강 원장이 하루 만에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기존 선정업체 번복이 어렵다고 해명한 뒤 일방적으로 탈락업체 대표들과 소통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탈락업체 대표들이 일부 공개한 녹취록에는 강 원장이 A업체와의 통화에서 “아까 지적하신 문제가 맞는 것 같은데요”라는 발언과 함께 “(잘못 선정된 결과를) 업체의 도덕성 문제로 봐야 하는지 이건 의견이 갈려요”와 같은 대화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B업체 대표는 “무자격업체가 2개가 아닌 3개 업체라고 강 원장 스스로 실토했는데 이보다 더 명확한 입증이 어디있나”라며 “강 원장이 제기된 문제가 사실임을 사전에 알고 이에 대한 책임소재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한 마당에 강 원장이든 누구든 법적인 책임을 반드시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고소장 제출에 이어 경찰의 고소인 조사까지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진흥원 측은 현재까지 일체의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본지는 경기진흥원 강 원장을 비롯해 고소장에 언급된 황영묵 급식전략본부장 등에게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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