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민간기술·전문인력, 해군급식 향상 ‘방아쇠 
[연구] 민간기술·전문인력, 해군급식 향상 ‘방아쇠 
  • 이상철 기자
  • 승인 2023.05.19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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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정 소령 ‘해군급식 발전 방향 제시를 위한 질적 연구’ 발표 
‘예산운영 자율성 확보’ ‘급식환경 개선’ 등 5가지 방향성 제시 

[대한급식신문=이상철 기자] 대한민국 해군 장병을 대상으로 하는 급식은 현재 타군과 비교했을 때 우수한 편이나, 만족도를 더 높이기 위해서는 민간기술과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전문 조리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내용은 해군본부 군수참모부 물자과 방은정 소령이 지난해 한국조리학회에서 발간하는 학술지 ‘Culinary Science & Hospitality Research’ 28권 4호에 발표한 학술논문 ‘해군급식 발전 방향 제시를 위한 질적 연구: 급식 관리자에 대한 심층면접을 중심으로’에서 제시됐다.

군급식은 교육기관이나 산업체, 사회복지시설 등 특정한 단체에 소속된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단체급식 중에서도 가장 먼저 시작된 것으로 여겨진다.

해군 급식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발전방안들이 제시됐다. 사진은 해군 장병들의 급식 모습.
해군 급식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발전방안들이 제시됐다. 사진은 해군 장병들의 급식 모습.

모든 군에서 급식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지만, 특히 해군급식은 근무지 등 여러 특성으로 인해 다른 군급식과는 다른 점을 갖고 있다. 해군은 각종 훈련 등으로 인해 원양에서 임무를 수행할 때가 많은데, 이 경우 폐쇄된 함정 내에서 외부와 단절된 채 상당 기간을 지내야 한다. 따라서 해군급식은 장병들에게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고 건강과 안정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과거 산업화 시대 이전에는 식량의 보관과 저장 기술이 부족해 장거리 항해 시 선원들은 괴혈병을 비롯한 여러 질병으로 심각한 건강의 위협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냉장·냉동기술, 통조림과 건조식품 등 식재료와 음식물을 장기보관할 수 있는 기술과 의학·약학의 발전으로 심각한 건강문제는 극복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해군은 위험하고 강도 높은 임무수행 환경을 고려해 육상근무자 대비 해상근무자의 식비를 1.5배 높게 책정하고 하루 4끼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좁은 함정 내에서의 취사와 취식의 불만족, 도서지역 장병들의 다양한 기호에 대한 대응, 해상에서의 잔반처리문제 등 현장에서는 아직 적지 않은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연구자는 해군급식 발전의 방향성과 개선 방안 등을 제안하기 위해 해당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자는 해군급식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군인 및 군무원 30명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했으며, 최종적으로 ▲예산운영의 자율성 확보 ▲반가공품 확대 ▲민간인력·업체·운영방식 도입 ▲급식환경 개선 ▲조리인력 운영 시스템 마련 등 5개의 주제를 ‘해군급식 발전 방향’으로 선정했다.

현재 해군은 직구매 제도를 통해 급식비 운영의 자율성을 일부 확보하고 있지만, 민간 시스템에 비해 운영의 자율성은 제한적이다. 연구자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육군 및 군납업체 위주의 급식 조달체계를 개선하고, 각 군별 자율성 확보를 위해 부대조달 및 현지조달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해군급식의 품질 향상을 위해서는 반가공품 도입 확대가 제시됐다. 연구자는 반가공 식재료의 품질을 높이고, 품목과 형태를 다양화해 공급을 확대하면 급식의 품질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육상에 비해 식수인원이 상대적으로 적고 조리여건이 미흡한 도서기지 및 함정 등에는 HMR과 밀키트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민간급식의 운영시스템 도입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연구참여자들은 레시피와 조리교육, 위생관리, 급식운영 등에 있어 민간의 운영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참여자들은 학교급식을 해군에서 벤치마킹해야 할 군급식 운영모델로 꼽았다.

연구자는 식당환경과 조리환경의 개선 필요성도 지적했다. 장병들의 사기진작과 무형 전투력의 강화를 위해서는 친절하고 효과적인 급식 운영, 편리하고 쾌적한 급식환경 요인의 영향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민간급식시설에는 이미 일반적인 HACCP 시스템을 군에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해군급식의 품질 향상을 위해 조리인력의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군급식은 학교급식과 달리 1일 3끼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처리가 완료된 반가공 식재료 제공이 제한적이고, 조리병 대다수가 조리경험이 없는 인력이라는 점을 고려해 조리 관련 전문인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자는 “해군급식 현황을 파악하고 개선 방향을 제안하기 위해 해군급식자들을 심층면접해 인식 및 요구도를 분석했다”며 “현장에 직접 적용할 수 있고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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