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취재 방해한 ‘후안무치’ 영협, ‘염치’는 있다?
[기자수첩] 취재 방해한 ‘후안무치’ 영협, ‘염치’는 있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3.08.0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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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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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기자는 지난 6월 말 ‘2023 전국영양사학술대회(학술대회)’를 준비하는 (사)대한영양사협회(회장 김혜진, 이하 영협)에 연락해 학술대회와 ‘식품·기기전시회(이하 전시회)’ 참관 가능 여부를 물었다. 이를 굳이 확인한 이유는 몇 년 전부터 있었던 불쾌한 경험 때문이었다. 

이제 대다수 급식 관계자들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기자는 그동안 영협의 비리와 무능력, 부조리, 영양사 관련 이슈에 대한 회피, 과도한 돈벌이 추구 등을 지속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비판과 견제, 감시는 언론 본연의 역할이며, 영협은 현재 정부로부터 사단법인 설립 승인을 받은 유일한 영양(교)사 단체이기에 영협이 바로 서야 단체급식 업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명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보도를 대하는 영협의 태도는 달랐다. 보도에 대한 사실확인 요청은 거부하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걸기도 했다. 

기자에 대한 영협의 과도한 대응은 그들이 매년 개최하는 학술대회에서 극에 달했다. 다른 언론사 기자들은 문제없이 출입한 학술대회 행사장에 들어가도 되냐고 묻자 ‘등록을 했느냐’는 답변이 돌아왔고, 전시회는 등록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며 출입을 막아섰다. 당시 영협 회원이 아닌 기자의 등록비는 1일 10만 원, 2일 21만 원이었다. 기자는 그 길로 발길을 돌려 학술대회장을 떠났다. 2018년 7월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현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때문에 이듬해 학술대회는 아예 방문하지 않았다. 

당시 불쾌한 경험 덕분에 올해는 사전에 참관 가능 여부를 영협 측에 여러 차례 공식 확인했다. 전시회는 사전등록 후 일반관람객과 같이 참관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기자도 학술대회 등록해야 하느냐’ ‘등록 안 하면 강연 참석과 자료집을 받을 수 없느냐’라는 질문에는 끝까지 공식답변을 하지 않았다. 반면 영협은 ‘영협 측이 원하는 내용으로 보도해달라’는 제의(?)를 해왔다. 언론의 보도를 사전 검열하겠다는 영협의 제의를 기자는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었고, 영협 측은 ‘일단 와도 된다’는 답변만 남겼다.

그런데 학술대회장을 방문하자 기자가 다니는 곳마다 영협 직원이 따라붙었다. 사진을 촬영하려고 하면 “촬영하지 말라. 영협에서 제공하겠다”며 카메라를 손으로 가렸다. 전시장에 들어서 업체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눌 때는 주변을 서성거렸고, 심지어 잠시 화장실을 갔을 때도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위에 취재를 방해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항의하자 “지시를 받았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결국 현장을 방문한 영양(교)사들을 자연스레 만날 수 없어 급기야 영협 직원을 따돌린 후에야 영양(교)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영협이 이런 짓을 하는 이유는 더 이상 설명이 불필요할 것이다. 학술대회가 떳떳하고 자랑스럽다면 어느 언론사 기자에게든 앞장서서 공개했을 것이다. 하지만 학술대회는 그동안 수없이 ‘돈벌이 추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영양(교)사의 자질 향상과 새로운 정보 습득, 정부 정책 반영이라는 학술대회 본연의 목적보다 업체들의 참여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려는 의도가 너무나도 강했다. 이런 과정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기자에게 당연히 그들은 치부를 다시 들키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학술대회의 과도한 수익 추구가 영양(교)사들에게 부끄러운 행위로 비친다는 사실을 영협이 알고 있다는 점일까. 영협 직원의 취재 방해행위를 접한 현장에 한 영양사는 이렇게 표현했다.

“그래도 영협은 ‘후안무치’가 아닌 ‘염치’가 있어서 다행이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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