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 약용식물서 곰팡이독소 검출
시판 약용식물서 곰팡이독소 검출
  • 박준재 기자
  • 승인 2023.10.27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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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보건환경연구원, 시판 약용식물 103건 분석·발표 
“약용식물 곰팡이독소 허용기준 설정 위한 연구 필요해”

[대한급식신문=박준재 기자] 시판 약용식물에서 아직 국내 허용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곰팡이독소 4종이 검출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약용식물의 곰팡이독소 허용기준 설정에 보완과 함께 향후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 연구팀은 2021년 4월부터 9월까지 지역 내 재래시장·약초판매점에서 판매하는 근류와 근경류·과실류·엽류 등 약용식물 총 103건의 곰팡이독소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곰팡이.
곰팡이.

연구팀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이하 농식품부)가 발행한 2019년 특용작물 생산실적에서 생산량 순위가 높은 약용식물의 곰팡이독소인 오크라톡신 A·제랄레논·푸모니신 B1·푸모니신 B2 4종류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총 103건 중 10건(9.7%)에서 곰팡이독소 12건이 검출됐다. 곰팡이독소 종류별로는 푸모니신 B1이 5건·오크라톡신 A 4건·제랄레논 2건·푸모니신 B2 1건 순이었고, 검출된 약용식물은 상백피·석창포(2건)·옥죽·황기·시호·오미자·복분자·구기자·개질경이였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대한민국 약전과 대한민국 약전 외 생약(한약) 규격집에 허용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오크라톡신 A·제랄레논·푸모니신 B1·푸모니신 B2 등 곰팡이독소 4종이 검출됐다”며 “개별 곰팡이독소의 검출량이 인체에 얼마만큼의 위해를 가하는 수준인지 밝히기 위한 위해성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곰팡이독소 중 아플라톡신(곰팡이독소의 일종)은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간에 대한 발암성을 확인한 1군 발암물질이다. 아플라톡신 Ml·오크라톡신 A·푸모니신은 인간에 대한 발암 가능성이 확인된 2군 발암물질에 속하며, 푸모니신은 식도암의 원인 물질로 추정된다. 이 중 오크라톡신 A는 신장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곰팡이는 열에 약해 고온으로 처리되면 대부분 사멸하나 곰팡이독소는 열에 강해 한번 생성된 독소는 열처리로 제거할 수 없다. 또한 고온과 다습·환기 불량 등 열악한 보관환경에서 다양한 형태로 장기간 저장·유통되는 약용식물은 곰팡이독소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에서 곡류와 가공식품은 곰팡이독소 11종에 대한 허용기준이 설정되어 있으나 한약재로 관리되는 약용식물은 감초 등 21개 품목에 대한 아플라톡신의 허용기준만 설정돼 있다. 농산물로 관리되는 약용식물은 육두구만 오크라톡신 A에 대한 허용기준이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한약재로 관리되는 약용식물 21종과 농산물로 관리되는 육두구를 제외한 약용식물은 곰팡이독소의 국내 허용기준이 현재 없는 상태이며, 관리되는 약용식물도 아플라톡신 위주의 허용기준만 설정돼 있다”며 “나머지 곰팡이독소에 대한 허용기준은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분석 결과를 담은 연구논문은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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