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 중독성, 술·담배 수준
‘탕후루’ 중독성, 술·담배 수준
  • 김나운 기자
  • 승인 2023.11.08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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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팀, 36개국 281개 연구 결과 메타분석으로 재분석
탕후루와 탄산음료 같은 초가공식품 중독률 12~14% 달해

[대한급식신문=김나운 기자] 탕후루나 탄산음료 같은 ‘초가공식품’의 중독성이 술·담배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탕후루와 탄산음료는 일반 성인들보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섭취가 상대적으로 많은 만큼 가정과 교육기관에서의 각별한 지도가 필요해 보인다.

애슐리 기어하트 미국 미시간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36개국의 281개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메타분석은 특정 연구주제에 대해 이뤄진 여러 연구 결과를 하나로 통합해 통계적으로 재분석하는 연구 방법이다.

탕후루나 탄산음료 같은 ‘초가공식품’의 중독성이 술·담배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가공식품은 제조과정에서 식품첨가물과 고농도의 액상과당 등을 첨가하는 가당음료처럼 일반적인 가정의 주방에서 조리할 수 없는 상업적 가공식품을 뜻한다.

연구팀은 초가공식품에 대한 물질 중독 발병률을 확인하기 위해 36개국에서 진행된 281개 연구 데이터에 대한 통합 메타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초가공식품의 음식중독 발병률은 성인의 경우 14%, 어린이의 경우 12%로 나타났다. 

일상적으로 초가공식품을 섭취하는 성인 7명 가운데 1명, 어린이 8명 가운데 1명이 음식중독 기준에 충족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이는 규제 물질의 중독 발병률(알코올 14%‧담배 18%)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술·담배의 경우 중독에 원인물질이 알코올과 니코틴으로 명확하지만, 초가공식품 중독을 유발하는 특정물질은 이번 연구에서 규명되지 못했다.

다만 연구팀은 논문에서 “초가공식품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은 액상과당이나 지방과 같은 단일 물질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며 “식품첨가물을 통해 구현된 부드러운 식감이나 알려지지 않은 여러 성분들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초가공식품에 많이 함유된 단당류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를 짧은 시간 내 급격히 늘리기 때문에 중독이 일어날 가능성도 함께 언급했다.

기어하트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이 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형태라는 점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초가공식품이 가진 복합적인 식감이나 특징이 중독에 끼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등 임상 지침을 개발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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