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식품으로 학교급식의 미래를 그린다
우리 전통식품으로 학교급식의 미래를 그린다
  • 장윤진 기자
  • 승인 2013.11.22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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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비 절약, 안전성 확보, 우리음식 이해… 1석3조 ‘전통 장 담기’

전통식품으로 운영하는 급식소 탐방 ①
서양 속담에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라는 말이 있다.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생활양식과 정체성, 건강이 정해진다는 말이다. 시대에 따라 화두는 달라져 왔다. 지금 이 시대의 많은 화두 중 하나는 바로 '먹을거리'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전쟁, 종자전쟁 등도 포함되겠지만 '전통식품' '로컬푸드' 등과 같이 자연과 함께하며 수천 년 내려온 지난 음식들에게 대한 재조명이 핵심이다.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그리고 대한급식신문은 한식을 기본으로 둔 단체급식이 전통식품의 가치를 가장 깊이 있게 받아들이고 이끌어가는 산업분야가 되길 기대하며 우리나라 전통식품에 대해 듣고, 말하고, 알려내고자 한다.

전통식품은 학생들의 올바른 식습관 형성에 반드시 필요한 식단이다. 뿐만 아니라 전통식품에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어 다양한 영양교육과 지역 농산물을 이용하는 효과까지 담는다. 또한 된장, 고추장, 간장 등 우리 전통 장은 한번 담그면 오래도록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식재료 부담까지 덜어 준다.

이에 따라 최근 학교급식에서는 전통식품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확산되면서 많은 학교에서 전통식품과 연계한 급식운영이 활발하다. 특히 경상남도교육청은 지난 2008년부터 장독대 사업을 지원하며 전통식품 활성화를 진행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도 장독대를 활용해 전통식품 학교급식에 앞장서고 있는 합천 남정초등학교와 함양 위성초등학교의 전통식품을 활용한 급식 만들기 비법을 들어봤다.

▲ 합천 남정초등학교
전통식품 급식, 1석3조 효과

전통식품 급식, 1석3조 효과 남정초등학교는 매년 전통 장 등을 만들어 학교급식의 양념으로 활용한다. 특히 ▲2월 간장과 된장(12월에 장을 떠 사용) ▲5월 멸치액젓(12월 김장할 때 사용) ▲6월 매실진액(3개월 뒤 사용) ▲11월 고추장(숙성 시킨 후 사용) ▲매월 김치 등을 직접 담는다. 12월에는 많은 양의 김치를 담아 3월까지 급식으로 제공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이를 급식관계자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다.

남정초등학교 한지형 영양교사는 “학교에서 직접 장을 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학생들과 함께 전통식품을 만들어 급식에 사용함으로써 사라져 가는 문화 유지시킬 수 있다”면서 “또한 안전한 식재료를 이용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고 학생들이 한국음식이란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된다”고 전통식품을 직접 만드는 목적을 설명했다.

1년 동안 양념 걱정 끝~
하지만 많은 학교에서 전통식품 만들기에 부담을 느끼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비용 부담’이다. 이에 대해 한 영양교사는 “특히 고추장은 국산고춧가루 가격이 높기 때문에 사먹는 것이 이익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산 재료로만 만든 고추장을 사용하는 학교라면 훨씬 저렴할 것이다”며 “된장과 간장 역시 한번 담가 1년을 먹고 재료비도 많이 들지 않아 훨씬 경제적이다. 또한 학생들의 건강을 생각 해 본다고 국가 경제적으로도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한편 잘 담가진 전통 장은 1년 동안 급식의 맛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다. 그 맛의 비결은 장독(항아리)에 숨어있다. 즉 장독에서 얼마나 정성스럽게 잘 발효되는가 여부가 전통식품의 맛을 좌우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급식소(조리장) 내의 장소가 협소하고 깨지기가 쉽다. 이에 한 영양교사는 “급식소 안보다는 장독대를 만들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 함양 위성초등학교
로컬푸드 역할까지 톡톡
위성초등학교 역시 장독대 설치사업을 시작으로 된장과 간장, 고추장, 매실효소, 멸치젓 등은 물론 식혜, 오미자, 고은 조청을 담아 급식에 이용하고 있다. 특히 이때 함양지역의 지역특산물인 죽염과 지역에서 재배한 콩으로 만든 메주를 사용하는 등 로컬푸드에도 적극 앞장섰다.

위성초등학교 김민희 영양교사는 “처음에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전통발효식품을 급식소에서 직접 담아 먹는다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고 두려웠다”면서 “하지만 많은 연구 끝에 처음 만들어진 간장의 깊은 맛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또한 우리가 직접 만든 전통 장을 급식에 활용한 이후 급식의 질이 향상됐다”며 전통식품을 계속 만들어 가는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간장은 국 끓일 때, 나물 무칠 때 사용 ▲된장은 국이나 찌개, 쌈장을 만들 때 사용 ▲매실청은 고기류 절일 때 사용 ▲멸치젓은 2년 정도 숙성해 김치 담을 때 사용한다.

그러나 가장 쓰이는 전통식품은 매실실효소액이다. 매실효소액은 쌈장을 만들 때 물엿 대신 넣거나 육류 요리에 넣어 비린내를 없앤다. 또한 금방 버무려서 먹는 겉절이, 생채무침에도 설탕대신 매실효소액을 넣으며 식초가 들어가는 음식에는 꼭 매실액을 넣는다.

만드는 과정, 복잡하지 않다
하지만 많은 학교에서 전통식품은 ‘만드는 과정이 복잡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김 영양교사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하며 “식혜 만들기는 하루 전날 고두밥을 해서 엿기름물과 함께 전기밥솥에 넣어 보온으로 8~10시간을 삭히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9월 말에서 10월 초, 잘 익고 붉은색이 선명한 오미자를 구입해 설탕과 동량을 잘 버무려 장독에 넣어 발효시킨 뒤 3개월 후 발효원액만 독에 담아 저온창고에 넣어 두면 끝이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식혜는 일품요리 급식의 날에, 오미자청은 더운 여름 매실차와 함께 후식으로 제공된다.

전통식품 학교급식, 이렇게 해보세요.

남정초등학교 한지형 영양교사
국산 콩으로 띄운 메주와 천일염으로 간장을 담아본다면 6개월 후 간장과 된장이 나옵니다. 또한, 전기밥솥의 보온기능으로 엿기름물과 고두밥을 삭히면 맛있는 식혜가 됩니다. 아직 시작하지 않은 영양 선생님, 두려워하지 마세요. 음식의 기본을 생각한다면 간장 담기가 가장우선일겁니다.

위성초등학교 김민희 영양교사
장을 담기 전 자료를 충분히 수집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조리사와 종사원이 업무가 늘어나 부담을 느끼거나 어렵고 번거롭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협의를 해야 합니다. 이때 장은 한 번 담아 1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장독을 보관할 수 있는 장독대가 준비돼 있어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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