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급식신문=김동일 기자] 유아기는 올바른 식습관 형성의 기초를 마련하는 출발점이며, 이때 형성된 식습관은 쉽게 변하지 않고 성인기까지 이어진다.

게다가 유아는 성인과 달리 영양 공급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즉각적으로 그에 따른 반응이 나타나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유아의 성장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나아가 질병까지 초래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유치원에서는 정량배식을 하고 있다. 기존 논문에 따르면, 정량배식 시 유아에게 필요한 배식량보다 적게 주는 경우가 많았고, 더 많이 주는 경우에도 배식 받은 음식을 모두 섭취해야 한다는 압박감 등에 의해 과섭취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교육에 있어 자율적 선택은 책임감, 자기조절력, 자기효능감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미뤄보아 유치원 교육의 연속선상에 있는 급식도 유아에게 자율적 선택을 권장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면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에 연구자는 자율배식이 유아들의 식습관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유치원생 36명을 대상으로 18명씩 자율배식집단과 정량배식집단으로 구성해 실험을 진행했다. 평가 영역은 식습관과 식이자기효능감으로 나눴다.

식이자아효능감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 가지는 기대가 식사 시에 적용되는 것으로, 이것이 높을 경우 바람직한 식사를 하려는 믿음뿐 아니라 실천하려는 의지도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자율배식이 식습관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식습관 조사 체크리스트를 구성했다. 체크리스트는 4가지 주제를 선정해 식사 예절(2문항), 바른 자세로 식사하기(10문항), 음식 골고루 먹기(5문항), 식사 후 정리하기(4문항)로 총 21문항으로 구성했다.

또 식이자기효능감을 측정하기 위해 ‘일반적 식습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 선택’, ‘섭식 관련 사회적 환경’, ‘부정적 감정 상태에서의 섭식’으로 분류했다.

식습관 체크리스트는 학부모가 평가하고, 식이자기효능감 문항은 유아가 직접 답했으며, 정도에 따라 1점부터 5점까지 수량화했다. 그리고 실험이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기 위해 실험 전·후로 조사를 진행했다.

실험방법은 자유롭게 스스로 배식하되, 유아가 선호하지 않는 음식이라도 소량은 배식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실험 결과, 배식방법에 따른 유아의 식습관 점수는 자율배식이 더 높게 측정돼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배식집단은 실험 전 2.87점에서 3.29점으로 0.42점 증가했으나 정량배식집단은 2.89점에서 2.98점으로 증가하면서 유의미한 차이가 드러나지 않았다.

부정적 식행동 점수도 자율배식집단은 3.23점에서 1.91점으로 무려 1.32점이 감소했고, 정량배식집단은 3.12점에서 2.89점으로 0.23점이 떨어지는데 그쳤다.

배식방법이 유아의 식이자기효능감에 미치는 영향은 자율배식집단이 2.69점에서 3.34점으로, 정량배식집단이 2.85점에서 2.92점으로 상승했다.

본 실험 결과에 따르면, 자율배식은 유아에게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급식에 임하게 해 음식에 대한 스트레스 및 거부감이 줄고 식습관이 향상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스스로 음식의 양을 정하면서 음식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지고 섭취량도 많아져 식욕부진과 편식행동이 개선되는 등 식행동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연구자는 논문에서 “이번 연구로 자율배식이 유아 식생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됐지만 대부분 유아교육기관에서 자율배식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유아의 자율배식 시행을 위해 유아교육기관 관련자 및 교사의 인식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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