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브랜드 지정 가능한데… 끝내 막는 교육청
식재료 브랜드 지정 가능한데… 끝내 막는 교육청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9.08.2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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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교육청 브랜드 지정 ‘허용’… 특정 교육청은 여전히 ‘금지’
“영양(교)사 식재료 선택 뒷받침할 후속 법적 조치 필요” 주장도
지난해 8월 경남학교급식협의회는 단수 브랜드 지정 허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지난해 8월 경남학교급식협의회는 단수 브랜드 지정 허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가 지난 2016년 11월 법령 개정을 통해 학교 영양(교)사의 식재료 브랜드 지정을 공식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육청에서는 애초부터 이를 금지하고 있어 비판이 일고 있다.

식재료 브랜드 지정을 금지한 교육청은 행안부의 법령 개정 취지에 어긋난 규정을 계속해 유지하고 있어 해당 지역의 학교 영양(교)사와 식재료 공급업체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본지 236호(2018년 3월 26일자) 참조>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일부 지역의 교육청에서는 학교급식 기본방향(혹은 계획)을 통해 영양(교)사의 식재료 브랜드 지정 자체를 막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행안부는 지난 2016년 11월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이하 집행기준)을 개정하면서 브랜드 지정을 못하도록 한 조항에 단서조항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집행기준 7조에 “국민의 생명보호, 건강, 안전, 보건위생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고 명시했다. 당시 행안부 측에서도 이는 학교급식을 위한 개정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이 같은 법령 개정에 맞춰 전국의 대다수 교육청들은 연초에 내놓는 학교급식 기본방향(혹은 계획)에서 영양(교)사의 식재료 선택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그리고 교육청들은 행안부의 법령개정 조문을 그대로 싣거나 몇몇 교육청들은 식재료 브랜드를 2개 이상 지정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 이하 서울교육청)은 학교급식 기본방향에서 “위 단서규정을 적용하여 특정 규격·모델·상표 등 지정 시 품질·성능·조건 면에서 동등 이상의 다수의 상표가 있는 경우 복수의 상표를 지정”으로 명시했다.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이재정, 이하 경기교육청)도 “다만 학생의 생명보호, 건강, 안전, 위생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지정한 특정 상표 등에 대하여 특혜 소지가 없도록 반드시 당위성 및 객관성 확보 후 예외적으로 적용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반면 논란이 되고 있는 지역의 한 교육청은 ‘식재료 구매 시 유의사항’에 ‘특정상품 또는 특정규격(모델)을 제한하여 물품구매 공고 금지’라는 조항만을 명시했다. 이후 해당 교육청에는 행안부의 해석을 들어 문제를 제기하는 현장의 민원이 잇따랐고 교육청 측은 “규정에는 금지되어 있어서 금지한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해당 지역의 한 업체 관계자는 “식재료 업체나 학교 영양(교)사들이 단서조항이 담긴 법조문과 2016년 11월 당시 행안부 공문을 제시해도 교육청은 끝내 받아들이지 않는데 이해할 수 없다”며 “다른 지역은 전부 허용하고 있는데 17개 교육청 중 이 지역만 금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잘못된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교육청 담당자는 “교육청 내부에서 의견을 취합해 답변을 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행안부의 해석에 대해 보다 면밀한 가이드라인과 함께 영양(교)사의 식재료 선택권을 정당하게 인정하는 추가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행안부의 단서조항을 엄밀히 해석하면 ‘식재료 브랜드를 지정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지정의 당위성을 영양(교)사 스스로 입증하라’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

이 당위성을 인정하는 주체는 사실상 지역 교육청 혹은 교육지원청인데 교육청에서 인정하는 당위성의 근거는 그 폭이 그리 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기존의 사례를 볼 때 학부모의 설문조사 혹은 학부모·학생들이 참여하는 품평회 등만이 그 근거로 인정되어 왔다. 그러나 학교급식에서 사용되는 식재료의 가짓수는 수백여 가지에 달한다. 따라서 식단을 작성하는 영양(교)사들이 식단에 적합한 식재료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수백여 차례 설문조사 혹은 품평회를 열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도저히 실현 불가능하다.

인천의 한 영양교사는 “식재료 브랜드 지정을 금지한 가장 큰 이유가 학교와 식재료업체 간의 유착인데 무상급식으로 인해 모든 예산이 철저한 결산감사와 감시를 받고 있고, 청탁금지법도 시행되고 있는 마당에 더 이상 청렴을 강조하지 않아도 영양(교)사 스스로 청렴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교육청과 정부당국이 영양(교)사들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보는 시각부터 고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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