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연대회 참가비에 등골 휘는 학생들
경연대회 참가비에 등골 휘는 학생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3.06.18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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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비 팀당 최대 200만 원, 부모 지원 없는 학생 알바로 충당
“조리협회가 멋진 조리인을 꿈꾸는 학생들의 등골을 빼먹는 것”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2023 대한민국 국제요리&제과경연대회(이하 경연대회)’에 대한 비난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경연대회를 주관하는 (사)한국조리협회(대표 김광익, 이하 조리협회)가 지난해까지 9만 원이었던 1인당 참가비를 올해 10만 원으로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경연대회에 참가하는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학생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총을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매년 참가자들에게 받는 참가비가 ‘어떤 항목으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조리협회 일부 고위 임원 외에는 전혀 모르는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연대회 참가자는 절대다수가 고교·대학생 등으로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그 이유는 참가비뿐만 아니라 경연대회에서 사용할 식자재까지 직접 준비해야 하기 때문. 즉 경연대회에 출품할 식자재와 연습용 식자재까지 합하면 경연대회를 위해 사용되는 비용이 1인당 평균 20~30만 원은 족히 드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연대회장 내 전시경연대에 기대어 잠든 참가자들의 모습. 내빈들과 일반인, 타 학교 교수 등 외부인들이 무수히 다니고 있는 곳에서 잠들어 있는 학생들의 모습에 혹자는 “경연대회의 품격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혹평했다.
경연대회장 내 전시경연대에 기대어 잠든 참가자들의 모습. 내빈들과 일반인, 타 학교 교수 등 외부인들이 무수히 다니고 있는 곳에서 잠들어 있는 학생들의 모습에 혹자는 “경연대회의 품격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혹평했다.

여기에 참가비로 10만 원을 별도로 조리협회에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출전팀이 최대 5명으로 구성되는 것을 감안하면 경연대회에 참가를 위해서는 1개팀에 최대 200만 원의 돈이 필요한 셈이다.

대한급식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일부 참가자들은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상당수 참가자들은 아르바이트 등으로 벌은 돈을 참가비로 내는 것으로 확인된다.

대학에 재학 중이라는 한 참가자는 “부모님께 도움을 받을 형편이 되지 않아 경연대회 참가를 위해 한 달간 아르바이트를 했다”며 “올해 하반기에도 경연대회가 있다고 하는데 참여하려면 또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경연대회장을 찾았던 한 조리관련 학과 교수는 “조리협회가 호텔 셰프 등 멋진 조리인을 꿈꾸는 성실하고 열정적인 어린 학생들의 등골을 빼먹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조리협회 고위 임원은 “조리협회는 참가비가 아닌 연회비 형태로 받고 있으며, 이는 경연대회를 운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리협회의 적자 규모가 몇 년간 누적되어 있어서 불가피하게 경연대회 참가비를 9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인상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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